한 바퀴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에 오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600년의 역사를 품은 고창읍성인데요. 올가을, 이곳에서 전설 속 답성놀이를 직접 체험하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2026년 제53회 고창모양성제가 열립니다.
매년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쯤, 전북특별자치도 고창은 역사의 향기로 가득 찹니다. 2026년 10월 15일부터 10월 19일까지 5일간 진행되는 고창모양성제는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역사 문화 체험의 장입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성곽을 직접 밟으며 그 의미를 되새기는 특별한 가을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소원이 깃든 성곽길, 답성놀이의 비밀
고창모양성제의 핵심이자 가장 많은 사람의 발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단연 답성놀이입니다. 답성(踏城)이란 말 그대로 ‘성을 밟는다’는 뜻인데요. 여기에는 아주 흥미로운 유래와 전설이 깃들어 있습니다. 과거 성을 쌓고 난 뒤, 성의 내구성을 다지고 지반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부녀자들이 머리에 돌을 이고 성 위를 돌았던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고된 노동이었을 이 행위는 세월이 흐르며 점차 즐거운 놀이이자 소원을 비는 풍습으로 발전했습니다. 손에 손을 잡고, 혹은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성곽길을 걷는 모습은 축제의 상징적인 풍경이 되었죠. 특히 여성들이 참여하면 성이 더 단단해진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하니, 옛사람들의 지혜와 염원이 담긴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에 담긴 염원
답성놀이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걸음 수에 따라 복이 더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성곽 둘레 약 1.7km를 한 바퀴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를 돌면 아픈 곳 없이 오래 살 수 있는 무병장수의 복을 받으며, 세 바퀴를 완주하면 극락왕생할 수 있다는 전설이 내려옵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방문객이 저마다의 소원을 가슴에 품고 한 걸음 한 걸음 정성스럽게 성곽길을 걷습니다.
물론 전설은 전설일 뿐이지만,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성곽길을 나란히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겁니다. 발밑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성곽의 감촉과 눈앞에 펼쳐진 고창 시내의 평화로운 풍경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합니다.

왜 '모양성'이라고 불릴까요?
축제 이름에도 들어가는 '모양성'은 고창읍성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이 성은 1453년(조선 단종 원년), 왜적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당시 전라도 지역의 19개 군현 백성들이 힘을 합쳐 축성했다고 전해지는데요. 이런 이유로 고창읍성은 국난 극복의 의지와 백성들의 단결을 상징하는 중요한 역사 유적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렇다면 '모양(牟陽)'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요? 이는 고창 지역의 옛 지명에서 유래했습니다. 삼한시대 마한의 '모로비리국'에서 시작해 백제 시대 '모량부리현'을 거쳐 '모양현'으로 불렸던 역사가 이름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이죠. 고창모양성제는 바로 이 땅의 오랜 역사와 그곳을 지켜온 사람들의 정신을 기리는 축제인 셈입니다.
성곽 걷기를 넘어선 오감 만족 역사 체험
고창모양성제는 답성놀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축제 기간 내내 방문객들은 마치 조선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웅장한 깃발과 함께 조선 시대 군사 복장을 한 이들이 거리를 행진하는 퍼레이드는 축제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리며, 정해진 시간에는 성문 앞에서 수문장 교대식이 열려 생생한 현장감을 더합니다.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직접 역사의 일부가 되어볼 기회도 풍성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활쏘기, 창 던지기 등 전통 병영 문화를 체험하며 옛 선조들의 기상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또한, 고운 전통 의상을 빌려 입고 성곽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축제는 눈과 귀뿐만 아니라 오감으로 역사를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선물합니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축제의 장
역사 재현 프로그램 외에도 현대적인 즐길 거리가 가득합니다. 축제장 한편에 마련된 장터에서는 고창의 신선한 농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풍천장어, 복분자, 땅콩 등 고창의 건강한 먹거리는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킵니다. 또한, 다양한 무대 공연과 지역 예술인들의 전시가 축제 기간 내내 이어져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고창모양성제는 600년 전의 역사와 2026년 현재의 활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축제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아름다운 가을 풍경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2026년 가을, 고창 여행을 계획한다면
올가을, 조금은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고창으로 떠나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53회 고창모양성제는 2026년 10월 15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고창읍성 일원에서 펼쳐집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답성놀이에 제대로 참여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발이 편한 신발을 챙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곽길은 생각보다 길고 오르내리는 구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을 날씨는 일교차가 크므로 해가 진 뒤 쌀쌀해질 때를 대비해 가벼운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축제 기간에는 방문객이 많아 주차장이 혼잡할 수 있으니, 조금 서둘러 출발하거나 대중교통 이용을 고려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입니다. 프로그램별 상세 시간표나 교통편, 주차장 정보 등 방문에 필요한 전체 정보는 별도로 정리해 둔 글에서 더욱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직접 걷고, 만지고, 느끼며 역사를 체험하는 고창모양성제. 한 걸음 한 걸음 성곽을 밟으며 쌓이는 추억은 분명 다른 어떤 가을 여행보다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600년의 시간이 깃든 성곽 위에서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잊지 못할 가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 보세요.
가족, 연인, 친구 누구와 함께라도 좋은 이곳에서 옛사람들의 지혜와 염원을 느끼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고창에서 여러분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